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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떤 하루

구두, 싸구려 사지 마세요

by 치버 2015. 9. 24.

어제 퇴근하던 길,

회사에서 나와 버스 정류장으로 열심히 걸어가며 오빠군과 통화 중이었는데

갑자기 오른쪽 신발이 헐거워짐을 느꼈다...

 

안 그래도 헐떡여서 회사에서 오른쪽 끈만 한 칸 줄여서 나온 건데...

이거 뭔가 이상하다...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팍!!!! 뭔가 한 순간에 오른쪽 발이 자유로워진 느낌적인 느낌을 받음.

 

멈칫.... 멈칫.

 

 

 

 

야 SB.....

신발 옆 튿어짐..........

인생 처음으로 걸어가다 내 엄지발가락 옆 선을 구경했네.

 

 

 

딥빡은 둘째치고 횡단보도 건넌 직후여서

뒤에 사람들 엄청 많이 오고 있었는데

라이온킹 아빠될 뻔...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

 

 

 

 

한 쪽 발 질질 끌면서 남들에게 이 창피한 모습을 들키지 않기 위해

아무렇지 않은 모습으로

기둥스러운 건물 옆으로 가서 의지하고팠는데

그거 옆에 공사하던 건물 간이화장실 ㅡㅡ

아 똥냄새가 똥냄새갘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

 

 

 

급히 떨어져서 회사 대리님께 전화함.

"살려주세요..................."

 

 

 

다행히 슬리퍼를 가져다 줘서 두 발로 똑바로 걷는 닝겐이 될 수 있었지만

몇몇의 시선이 머무는 걸 느낄 수 있었음.

아무렴 어때 ㅜㅜ 걸을 수 있는데 ㅜㅜㅜㅜㅜㅜㅜㅜ

 

 

 

 

 

 

버리기 직전.

이 신발인데 전직장 다닐 때 싸게 샀던 신발이었다. 한 4~5년 된 건데 잘 신지는 않았음.

그때 한창 굽쪽 디자인 들어간 구두가 유행(?)이어서 샀었는데

사고나서 보니 옆에 무늬가 그냥 천.... 본드 붙인 그냥 천이었음...

대충 신다 버리자 했지만 그래도 10번도 안 신었는데 이렇게...

 

 

 

 

 

옆 선을 열어버리면 내가 뚜껑이 같이 열림 ㅡㅡ.

아 싸구려 신발 진짜 사지 말아야 합니댜.

 

 

 

 

 

 

 

이거 나름 250이었는데

굽 높이에 따른 내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뚜껑 여신 신발님께

이런 신발

을 전하며

오늘도 소셜에서 싼 신발을 찾아 장바구니에 넣는 로지였음댜.

 

 

 

PS. 아 마지막으로 강남역에서 내 소중한 꽃무늬 슬리퍼에 손가락질하면서

옆에 남자친구로 추정되는 남자분한테

"저거 딸딸이 아니야?!" 소리 빽 지르던 여자분아.

난 그래도 창피하지 않았댜.

너 앞으로도 그렇게 니 머릿속에 있는 거 다 말하고 다니면 나중에 큰 낭패를 겪을 거시야.

조심해라.

뀨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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