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어떤 하루

얼마 전 수술을 받았다(혐짤주의)

by 치버 2018. 7. 23.

심각한 수술이 아니지만 수술은 수술이니까
모기질종이었다.





첨 생겼을 때가 고등학교 땐가 중학교 땐가..
얼굴에 한참 여드름이 나는 사춘기였는데
이러다간 흉터가 여기저기 너무 남을 것 같아서 그때 소문으로
여드름에 치약을 바르면 낫는다기에
크게 나서 터뜨릴 수 있는 지경이었는데도 치약을 바르고 잤었다.
그러고 신기하게 말끔히 없어지는 것 같더니 여드름이 나올 수 있는 구멍만 막혔던 거다.
피부 안에 여드름은 잡히는데 짤 방법은 없고....
문제는 그게 점점 커진다는 거였다....

그래서 피부과에 엄마와 같이 갔던 기억이 난다.
의사쌤이 치료엔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사는 덴 지장 없어서 흉터 남기지 않으려면 수술 안 받아도 된다고..
그렇게 20년 가까이를 내 걱정과 가끔씩 살짝 만져보던 나날을 함께했는데..
사람 인생 모른다더니 이것 때문에 피부과를 갔던 게 아니었다.

성인이 되고 나이를 먹어가니 턱에 자꾸 짤 수 없는 여드름이 났다. 특히 생리 전에 마치 다른 사람 피부마냥 부풀어올라.. 망할..
그게 티트리오일을 바르고나 며칠 지나고 나면 가라앉긴 했는데
한두달 전쯤 크게 났던 게 사라져도 왠지 이물감? 같은 게 남는 거다.
이번 마법 때도 아니나 다를까, 또 그 자리에 짤 수 없는 여드름이 생겨서
주사라도 맞으러 가야겠다 싶어 피부과에 갔다가
물어보는 김에 문제의 그녀석을 여쭤봤더니 만져보시곤 바로 모기질종이라고 역시나 대학병원에 가서 수술 받으라고 했다.
(사실 몇 년 전에도 다른 피부과에 가서 물어보니 대학병원에서 수술받으라고, 여기선 못한다는 말을 들었었다)
그냥 포기하는 심정으로 여기선 힘든거죠? 했더니 의사쌤이 힘들지 않다고, 가능하다면서 바로 수술하자고 한 거다.
난 불안하긴 했지만 일하면서 대학병원에 들락거릴 시간따윈 없으니 바로 받았고..

수술내내 너무 무서웠다. 간단히 생각했던 내 잘못이었다.
마취도 10번 가까이 주변을 찔렀고
마취됐지만 피부가 엄청 땡겨지는 느낌에 겁을 집어먹어 너무 힘들었다.
늙으니까 겁이 많아져서...
놀이공원도 초딩 땐 독수리요새 타고 또 바로 타고 했던 게 서른 가까이부턴 회전목마도 너무 빠르던데...

암튼 1시간 가까이 수술을 받았다.
수술 시작 5분쭘 지났을 때부터 지금쯤 꼬매는 거겠지..? 를 되뇌이며...
보기보다 너무 커서 의사쌤이 고생하셨던 거 같다.

혐짤 주의
내 볼에서 나온 모기질종 사진 나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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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게 너무 큰데 흉터를 최소한으로 하려고 하다보니 깨진 거라고 하셨다.
하...
할많하않....

암튼 수술 당일 볼상태가 너무 궁금했지만 볼 수는 없었다.
다다음날 드레싱? 받으러 다시 오라며, 물 절대 닿지 않게 하라고 했다.

수술 후는 엄청 귀찮다. 머리도 옆으로 감아야 하고, 세수도 신경 쓰이고.
이틀 뒤 다시 가니 관리 잘했다고 칭찬해주셨다. 약도 잘 먹고 물도 안 닿았으니..
근데 저 패치를 수술직후 너무 막 붙인 것 같다.
간호사가 저걸 떼면서 내 머리털을 다 뽑았다. 어머 머리카락 너무 뽑혔다는 단말마와 함께....
수술자국이 당겨져서 아픈 건지 구렛마루가 뽑혀서 아픈 건지 모를 지경이었다.
이때까진 확실히 통증이 있었다. 의사쌤도 다 긁어내는 수술을 받았으니 통증이 있는 게 맞다고 했다.

삼일에 한번꼴로 병원엘 가서 계속 치료 받았다.
생리 때가 가까웠었는데 수술 때문에 놀라 안 그래도 평소 주기보다 늦은 시기가 더 늦어졌고
그바람에 처음 병원 갔던 날 주사 맞았던 여드름은 다시 크게 올라와 일주일만에 또 주사를 맞아야 했다.
이 주사는 보험처리가 안 돼 22000원씩 내야 했다 ㅜ
모기질종 수술은 보험처리가 되어 27000원 정도였다.


2주쯤 되어 마지막 치료를 받고 끝이 났다.
흉터를 치료하고 싶으면 될 수 있는 대로 빨리 와야 한다고 하셨지만
그다지 흉터치료를 하러 또 병원에 가고 싶진 않다.

수술일 7/3
일주일 뒤



그리고 지금





수술 후 저 패치를 땐 직후보다
색이 점점 진해지는 듯하다.
느낌은 음.. 애매하게 약한 통증이 있고
수술받은 부위가 좀 단단한 느낌. 상처가 아무니까 그렇겠지.
암튼 속이 시원하다.
치약이고 뭐고.. 흉터가 남더라도 짜는 여드름이 최고다..ㅜ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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